작업 <미적물도감>은 갤러리를 지층에, 그 속에 존재하는 사진들을 광물에 비유한다. 이는 익숙한 형태의 자연물과 낯선 디지털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아름다움을 찾아내려는 시도이다. 이 작업에서는 디지털 공간인 '갤러리'에 퇴적되어 있는 수만 장의 사진들이, 디지털 압력과 풍화, 침식 등의 과정을 거쳐 실제 광물처럼 결정화된다. 나는 나의 갤러리에 존재하는 수많은 사진 중 100장의 아름다운 사진을 선별해 직접 불규칙한 콜라주 이미지를 만들었고, 그것을 다시 3D로 모델링한 암석에 씌우는 과정을 통해 '미적물'을 탄생시켰다. 보통 3D 작업에서 텍스쳐의 고른 분포를 위해 맵핑을 진행하는 것과 달리, <미적물도감>의 광물들은 그 과정을 의도적으로 배제한다. 때문에 평면 이미지가 3D상에 중첩되며 늘어나고, 왜곡되는 등 예상치 못한 변주가 일어나는데, 이를 통해 아름다움이 또 다른 무작위적이고 새로운 아름다움을 낳는 과정을 관찰할 수 있다. 제목의 '미적'은 '美的 : 아름다움에 관한 것'이라는 뜻을 가질 뿐만 아니라, '美積 : 아름다움이 쌓이다'는 의미로도 사용되어 전체적인 작업의 의미를 은유한다. <미적물도감>에는 총 20종류의 미적물이 수록되어 있으며, 도감의 상세 페이지를 통해 광물에 사용된 원본 이미지 소스와 석출환경, 형성과정, 형태 등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