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uatter

이한들 @leehandeul

스쿼트는 저항이 자동적으로 발생하고 중력을 체감하는 동작이자,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자세 중 하나다. 이는 곧 직관적으로 우리의 물리적 존재를 자각하는 일이며, 그렇기에 계속해서 살아냄의 비유이기도 하다. 작품 속 화자는 대회를 위해 스쿼트를 훈련하며,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거울을 보거나 영상을 촬영하는 행위를 반복한다. 그리고 본인의 신체를 둘러싼 현실과 스크린의 비교 과정에서 물리적 감각의 혼란을 겪는다.

그리고 이것은 화자의 외삼촌과 친구가 세상을 떠났을 때의 경험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화자는 외삼촌의 영정사진을 직접 제작하고 컴퓨터에 저장된 이미지 파일을 보며 죽음을 애도했던 기억, 그리고 친구의 죽음 이후 그의 휴대폰 잠금을 풀지 못해 사인을 영영 알게 되지 못한 기억을 떠올린다. 그들을 떠나 보내고 이후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데이터로만 남게된 것들을 마주했던 경험은 반복되는 스쿼트 훈련일지와 중첩된다. 이를 통해 삶과 죽음, 존재와 비존재, 현실과 스크린의 시차 등을 드러내며,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열화, 비가시성 등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