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정영서 @damxxeo

흔히 누군가의 공간이나 물건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있던 사람에 대한 평가나 추측일뿐이다. 과연 우리는 전혀 모르는 타인의 흔적을 보고도 실제 그 사람에 대해 파악할 수 있을까? 어느 정도까지 알 수 있을까? 상상 속 그 사람은 실제와 얼마나 가까울까? <흔적>에서는 한 개인을 이루는 100가지의 요소를 추려내고, 각 항목에 맞는 이미지를 나열하여 보여준다. 이미지에 드러나는 얼굴이나 이름은 모두 삭제되어 있지만, 보는 사람들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사람의 음악 취향, 목소리, 핸드폰, 그가 사는 방과 그의 주변인 등 그를 이루는 100가지를 구경하며 그와 가까워진다. 머릿속에 누군가를 그려본다. 그는 어떤 사람일까. <흔적>은 작업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얻은 그에 대한 추측과 상상을 수집한 후, 인터뷰를 통해 도출되는 이야기와 비교하고 연결하는 다음 프로젝트와 연계된다.
사진집의 맨 첫 페이지 QR을 찍으면 같은 이미지를 모아놓은 웹 앨범으로 이어진다. 책과 함께 볼 수 있는 보조적인 매체로 활용된다. 종이상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디테일을 찾을 수 있다.
화면을 보는 모든 이들은 각기 다른 특성과 이야기를 지닌 존재로, 타자의 흔적을 모아 세세히 들여다보는 과정을 통해 동시에 스스로의 흔적을 살펴보는 경험을 제공받는다. 이런 특성을 가진 누군가의 이야기를 보며 스스로와 비교하고, 100가지 측면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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