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그래픽 디자인, 2005-2015, 서울»에 전시된 옵티컬 레이스의 «33»에서 출발한 일종의 반-작업이다. 한국 디자인계의 주요한 행위자의 생애사와 연동되는 사회문화적 이슈를 병치하는 옵티컬 레이스의 연표에는 1995년부터 2005년 사이에 공백이 있다. «공백空白»은 조명되기에는 이르고, 되돌아보기는 늦은 이 10년의 시간동안 역사화되지 못한 숨은 이야기들과 조명받지 못한 이슈들을 증언하는 작은 연표이다. 이 다성적이고 불완전한 연표는 산업과 문화, 몇몇 교육기관 중심의 매끈한 한국 디자인 서사에 의문을 표하며 단일하게 수렴되지 않는 다양한 발화자의 불균질한 증언을 통해 역사의 공백을 풍부하게 채워넣고자 한다. 타임라인의 매체로 택한 포스터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하는 하나의 선언이자 비평으로서 기능한다. 양면 인쇄와 얇은 종이의 물성으로 발생하는 뒷비침은 가시화되지 않았던 증언들이 역사 위에 안착하는 듯한 시각적/물리적 효과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