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phic Scores』는 20세기 중반에 출현한 그래픽 악보의 양상과 중심 작곡가 10명의 작품을 모은 책이다. 독자는 『Graphic Scores』에 있는 그래픽 악보를 ‘보고’, 머릿속에서 ‘음을 떠올리고’, 다양한 연주자들의 해석이 담긴 연주를 ‘들으며’ 각 단계에서 연상하는 소리를 비교해 볼 수 있다. 혹은 반대로, 음악을 듣고 기존 악보에 담긴 그래픽과 독자가 떠올린 음향의 상을 비교해 볼 수도 있다. 악보를 봄과 동시에 상상하고, 듣고, 비교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이 작업의 특징이다. 이 과정을 통해 『Graphic Scores』는 이미지와 소리 ‘사이’의 작용에 대해 접근한다. 전통 기보 체계의 한계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세기 작곡가들이 내놓은 대안을 재조명하여 음악에서 소외되던 시각적 요소를 앞세운다. 본다는 것과 듣는다는 것이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고찰하며 이미지와 소리는 분리되거나, 종속되거나 우열관계에 놓인 것이 아닌 상호 교차적으로 작용하는 것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