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관계가 해로워지는 결말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많은 관계들이 겉잡을 수 없이 해로워지곤 하며 때때로 그것을 알아차리는 순간은 돌이킬 수 없이 멀리 와버린 순간일 때가 있다.
'곰팡이가 피는 관계'는 겉으로는 멀쩡한 음식이 사실 속에서는 곰팡이 균이 번식하고 성장하며 온 전체를 삼키고 있음에도 겉에서는 알 수 없는 것처럼, 관계가 끝에 다다르는 과정이 곰팡이가 피는 과정과 닮아있음을 말하는 작업이다. 곰팡이가 피었음에도 외면하고 괜찮을거라고 믿고 싶은 마음, 도려내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들은 비단 곰팡이가 핀 음식이나 사물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해로워지고 있는 관계에도 해당된다.
70*100 사이즈의 작은 크기는 마치 관계가 한 손에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를 펼치면 끝도 없이 펼쳐지며 7미터 이상의 장대한 길이가 되어 쉽게 통제할 수 있는 관계라고는 말할 수 없게 된다. 이 종이 인간 군집의 끝과 끝을 이어 원을 만들면 안과 밖의 구분이 생기면서, 비로소 관계의 속내를 볼 수 있게 된다. 오로지 멀쩡한 밖만을 보려고 한다면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없다. 진정한 사실을 알려면 그 안, 내부를 봐야만 알 수 있다. 각각의 종이 인간들은 곰팡이가 피듯 해로워지는 관계에 대한 특징과 이유들을 각각 하나씩 담고 있다. 그들은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 어떤 이유로 그들에게 곰팡이가 피어났는가.